왜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었나
 - 우리 미디어 콘텐츠 비즈니스의 성공 조건 -

● 김선진 / 경성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부 교수

요즘 세계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변화를 지켜보노라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어제의 승자는 오늘의 패자로 전락하고 어제의 무명인이 오늘의 유명인이 되기도 한다. 한때 디지털 세계의 유망주로 선망의 대상이 되었던 한국이 이제는 세계 시장의 변방이 되어버린 현실을 확인하고는, 급변하는 현장에서 우리의 장밋빛 미래를 기대했던 한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비애감을 느낀다.

우리 미디어 콘텐츠 비즈니스의 과거 : 세계 시장의 유망주

우리는 한때 초고속 인터넷 확산의 선도국가였고 모바일 분야에서는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자랑하는 나라였다. 가장 좋은 IT인프라를 보유한 나라로서 디지털 분야의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실험하는 최적의 테스트베드로 인정받기도 했다. 세계가 선망의 눈초리로 의심의 여지없이 우리를 디지털 세계의 선두 주자로 주목할 때 얼마나 뿌듯해 했던지. 세계무대를 좌지우지하던 굴지의 IT기업들이 유독 한국에서만 힘을 못 쓰는 사실을 목격하면서 내심 자부심마저 느낀 적도 있었다. 세계 응용 프로그램 시장을 석권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우리의 글에 그랬고, 세계적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회사 시만텍의 노톤 안티바이러스가 안철수연구소의 V3에 그랬으며, 세계 포털을 지배하는 구글과 야후가 우리의 네이버, 다음에 그랬다.

우리의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시장에서의 뛰어난 기량은 비단 인프라 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요소 기술 분야에서도 세계 최초로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누구보다 앞서 개발함으로써 선도적 입지를 구축했다. CD음악을 대체할 MP3플레이어가 그랬고, 모바일 방송인 지상파 DMB가 그랬으며, 초고속 휴대형 인터넷 와이브로(WiBro)가 그랬다. 요즘 세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방송통신 융합형 방송 IPTV 역시 우리가 가장 빨리 시작한 나라였으며 기술적 경쟁력도 우위를 확보하고 있었다. 메모리 반도체, LCD, 휴대폰 등 하드웨어 분야에서도 삼성전자라는 세계적 기업의 선전으로 마음만 먹으면 미디어 라이프의 전 프로세스를 통합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우리는 갖고 있었다.

인터넷 미디어 분야에서도 우리의 선도적 역량이 빛났다. 소위 웹2.0의 전형으로 인정받고 있는 소셜 네트웍 서비스(일명 SNS)의 원형은 우리의 싸이월드가 미국의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보다 훨씬 빨리 제시하였으며 집단 지성의 소산인 네이버의 지식검색은 세계 온라인 백과사전의 대명사로 인정받고 있는 위키피디아보다 훨씬 앞서 창안한 바 있다. 최근 차기 미 대통령으로 선출된 오바마의 연설을 다뤄 다시 관심의 초점이 된 동영상 공유서비스 유튜브 보다 한국의 판도라가 일 년 이상 앞서 이를 시작했다는 사실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인터넷 기반의 온라인 게임은 우리가 발굴한 독창적인 영역이었다. 기존의 비디오 콘솔 게임이나 PC기반 패키지 게임과 비교하면 아직 시장 규모나 기술면에서 부족함이 많았지만 아무도 일구지 못한 새로운 영역을 우리가 찾아냈다는 점만으로도 온라인 게임은 자부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서도 세계가 상상도 하지 못한 기발한 개념을 만들어 혁신적 수익원을 발굴한 것도 바로 우리였다. 싸이월드의 배경 음악 판매, 아이템 판매가 그렇고 다날이 창안한 휴대폰 벨소리, 컬러링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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